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스모킹 건 48회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by opensoop 2024. 5. 20.

 

 

2002년 3월 6일 새벽,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21살의 명문대 법대생 하지혜 씨가 아침 수영을 하러 집을 나섰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입니다. 하 씨의 가족들은 밤낮으로 동네를 헤매며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섰고, 결국 아파트 CCTV 영상에서 충격적인 단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영상 속에는 낯선 두 남자가 하 씨를 억지로 승합차에 밀어 넣어 납치해 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비극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실종 열흘 만에 경기도 하남시의 한 야산에서 하 씨의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그녀는 공기총에 맞아 무참히 숨진 상태였습니다. 대체 누가, 왜 이토록 잔인하게 하 씨를 살해한 것일까요? 경찰은 피해자 주변 인물들을 철저히 조사했고, 마침내 범인의 실체를 밝혀내는 데 성공합니다. 충격적이게도 범행을 지시한 이는 다름 아닌 국내 중견기업의 회장 부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을 때 이미 그녀는 해외로 도피한 뒤였습니다. 하 씨의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해외까지 가서 범인을 추적했고, 약 1년 만에 범행에 가담한 공범 2명을 중국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들은 모두 회장 부인의 지시를 받아 하 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도대체 중견기업 회장 부인은 왜 하 씨를 죽이려 했던 걸까요?



진실은 믿기 힘들 정도로 엽기적이고 황당했습니다. 회장 부인은 하 씨가 자신의 사위와 불륜 관계에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무려 20명이 넘는 사람을 고용해 2년 넘게 하 씨를 미행하게 했고, 급기야 직접 위장까지 하고 나서며 하 씨의 뒤를 쫓아다녔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의 망상을 확신한 회장 부인은 청부살인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이죠.



방송에 출연한 하 씨의 친오빠 하진영 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22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실종 열흘 만에 동생의 시신을 확인했을 때의 그 참담함과 고통을, 동생의 파르르 떨리는 두 눈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회장 부인이 살해 청부 사실이 인정돼 수감 생활 중에도, 특혜로 병원 VIP실에서 호화롭게 지냈다는 이야기에 출연진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이는 도저히 인간이 할 짓이 아니며,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2차 가해나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이없는 망상과 끔찍한 범행으로 21살 꽃다운 나이에 희생된 하지혜 씨. 지금도 고통 속에 살아가는 유족들을 보며,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아무 잘못 없이 살해당한 하 씨의 억울함이 풀리고, 그 가족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길 바라며, 우리 사회가 이런 끔찍한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을 보호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대생 청부살해사건"은 5월 23일 목요일 밤 10시 15분, KBS2 <스모킹 건> 48회에서 자세히 다뤄질 예정입니다. 사건의 전말과 유족의 고통,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