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몸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희귀질환 '심장이소증(ectopia cordis)'을 앓은 채 태어난 일본 아기의 사연이 공개됐다.
일본 도쿄대병원 소아과 의료진은 저체중 미숙아인 데다가 심장이소증을 동반한 채 태어난 아기의 사례를 논문으로 밝혔다. 이 아기는 산모 임신 33주 3일차에 양막 파열로 인해 응급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그런데 가슴부터 복부까지 결함이 있어 심장 하부와 간 일부가 몸 밖으로 나와있었고 배꼽도 탈장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아기가 울 때 심장, 간, 장관이 몸 밖으로 더 탈출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진은 장기 탈출을 막는 보호장치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했다. 다행히 생후 7개월에 아기의 체중은 5kg까지 불어나 퇴원했지만, 이후 횡격막을 만드는 등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심장이소증은 100만명 당 5~8명에게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이때 심장은 각종 결함을 가져 약한 상태다. 실제 심장이소증을 앓는 신생아의 90% 이상은 사망한 채 태어나거나 태어났더라도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 도쿄대 의료진은 "심장이소증이 있으면 일단 외과적이 복구 수술이 일차 치료법"이라며 "다만, 질환의 희귀성으로 인해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적인 최선의 수술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숙아나 저체중아는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치료 중 쓰이는 맞춤형 보호장치를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세브란스 의료진이 지난 2023년 심장이소증 인도네시아 소년을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가 있다. 세브란스 의료진은 이 소년의 심장을 체내로 넣기 위해 우선 가슴과 복부를 구분하는 근육인 횡격막을 인공재료로 새로 만들었다. 심장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가슴에는 충분치 않아 복부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이에 더해 단심실 내에서 혈액이 잘 섞일 수 있도록 하는 심방중격 절제술, 판막 역류를 막는 판막 성형술까지 동시에 진행했다. 모든 수술을 마친 후에는 수술 부위를 인공재료로만 덮어 놓고 경과를 지켜봤다. 당장 봉합해버리면 부어 있던 심장이 체내로 들어가면서 압력이 가해지는 등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이틀 후 심장 부기가 빠지면서 봉합까지 마무리하며 치료에 성공했다.
도쿄대에서 공개한 심장이소증 미숙아 치료 사례는 '임상사례보고'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