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43회 '가족' 특집에는 배우 황정민의 친동생인 황상준 음악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황상준 감독이 영화 '단적비연수'로 2000년 대종상 음악상을 받은 사실이 언급되자 유재석은 "황 배우님보다 이 길에서 성공을 먼저 하신 것"이라며 감탄했다.
황상준 감독은 이에 "성공이라고 하면 웃기고 데뷔해서 운 좋게 상을 받은 것"이라며 "그때 황정민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고 있었다. 제가 후보라고 얘기를 하니 '학전' 배우들과 식당에서 보고 있었나보다. 다들 모여서 보다가 '음악상 황상준'이라고 하니까 식당에서 '와' 난리가 났다고 그 얘기를 하더라"고 회상했다.
유재석은 이런 형제가 일을 향한 노력, 절실함이 똑 닮은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자 황상준 감독은 "저희의 청춘 20·30대를 돌아보면 그때가 IMF 이후다. IMF 전에는 집이 환경도 좋고 잘 살았다. 이후 각자 다 힘들었던 때인데 도와줄 수 있는 건 없고, 그때 형도 저도 '우리 일은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황정민의 무명 시절을 언급했다. "연봉 몇백만 원 받으면서 연극을 하니 가슴이 아팠다"고. 그는 "너무 자랑스러운 형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때문에 친한 사람들을 학전에 초대해 황정민이 출연하는 '지하철 1호선'을 보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황상준 감독은 '지하철 1호선'만 열댓 번을 관람했다.
그러면서도 "저 때문에 도움된 건 하나도 없다"고 겸손을 보인 황상준 감독은 "황 배우도 그렇고 저도 잘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었다. 둘 다 매우 절실하고 바랐고 그랬다"며 "제 직업은 언젠가 음악감독이나 작곡가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배우는 운명적으로 기회도 와야 하고 더 어려울 것 같았다"고 황정민을 더욱 걱정한 이유를 고백했다.
황정민은 꾸준히 노력한 덕에 '너는 내 운명'으로 2005년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에 성공했다. 당시 황정민은 "60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놓는다.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다. 근데 스포트는 제가 다 받는다. 그게 죄송스럽다"는 수상소감을 해 화제를 모았다.
황상준 감독은 수상소감을 들었을 때의 심경을 묻자 "재밌고 약간 닭살 돋았다"며 "그 밥상 중 제가 (있으니까). 제가 하는 일이 스태프지 않냐. 근데 동생이 스태프니까 항상 그걸 잊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수상 소감에 황정민의 평소 생각이 담긴 것임을 전했다.
이후 황상준 감독은 "헤이 브라더. 건강했으면 좋겠고 스트레스 덜 받았으면 좋겠다. '서울의 봄' 너무 멋있는 것 같다. 거기서 네 모습이 너무 많이 보여서, 남들은 진지하게 보는데 난 너무 웃었다. 그런 좋은 작품 계속 했음 좋겠고 나이 들고 좋은 작품 같이 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